겨울이 찾아왔지만 ‘캠핑 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겨울 캠핑은 한때 고수들의 전유물로 인식됐으나 최근엔 사정이 달라졌다. 캠핑 장비가 좋아지면서 일반인도 얼마든지 겨울 캠핑을 즐길 수 있게 됐기 때문. 그러나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고 함부로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당하기십상이다. 안전하고 즐거운 겨울 캠핑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을 알아본다.
가스난롯불 피워 텐트 훈훈하게 온수주머니 넣어 침낭 따뜻하게
"조리·세척 쉬운 그릴 야생동물 퇴치제 챙기고 고기 굽고 남은 숯 텐트 안에 두지 말아야"
함박눈 내리는 겨울 밤, 아늑한 텐트 안에서 친구나 연인, 가족의 정이 깊어간다. 바비큐 그릴에 구운 소시지, 캠핑용 와인 잔에 찰랑이는 와인을 음미하며 겨울밤을 지새운다. 새벽이면 밝게 빛나는 별마다 추억이 아로새겨진다. 요즘 세대가 꿈꾸는 겨울 캠핑 파티의 한 장면이다. 낭만이 넘친다. 눈 쌓인 캠핑장에서 즐기는 겨울 캠핑은 캠퍼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막상 떠나고 보면 위험하고 성가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눈이 내리면 장비가 늘어난다. 먹이 부족으로 난폭해진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도 종종 발생한다. 겨울 캠핑에 사전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텐트 환기구 막히지 않게 주의
겨울 캠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추위와의 싸움이다. 아무리 성가시더라도 난방 장비는 꼭 챙겨야 한다. 겨울 캠핑의 난방 장비로 많이 쓰이는 게 난로다. 사용 연료에 따라 가스·등유·나무 난로 등으로 나뉜다. 제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가격이 경제적이고 사용이 편한 가스난로가 가장 인기다. LPG 가스 20㎏ 한 통(4만원대)이면 2박3일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환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가스난로는 폭설로 텐트의 환기구가 막히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등유나 원목 난로는 그을음이 많고 화재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겨울 캠핑에서는 난로 이외에 보조 난방기구가 필수적이다. 새벽이 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난로만으로는 완벽한 보온이 어렵기 때문이다. 캠핑용 물주머니는 휴대가 간편하고 가격 대비 보온 효과가 커 보조 난방기구로 가장 인기다. 뜨거운 물을 채워 침낭 속에 넣어두면 밤새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 가격도 2만∼4만원대로 휴대용 난로보다 훨씬 싸다.
침낭도 겨울 캠핑의 필수품이다. 침낭은 영하 20~30도의 한파에도 견딜 수 있는 고온 수면용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방한 점퍼, 보온 의류 등도 꼭 챙겨야 한다.
초보자는 글램핑 이용해 볼 만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굽기’다. 고기 등을 굽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게 ‘그릴’이다. 그릴을 제대로 고르려면 이동과 보관 편의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또 쉽고 빠른 조리가 가능하고 세척이 쉬운 제품이 좋다. 그릴을 사용할 때 고기를 굽고 남은 숯을 텐트 안에 들여놨다가는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먹이 부족으로 겨울에 공격적으로 변하는 멧돼지 등 야생동물 피해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예방 방법은 야생동물 출몰 지역을 피하는 것이다. 불가피할 경우 동물 퇴치제를 적극 활용한다. 가격 대비 퇴치 효과가 큰 제품이 유리하다. 투네이처라는 제품의 경우 1㎏짜리 1봉지(3만원)면 원둘레 40m의 공간을 커버할 수 있다.
이도 저도 성가신 초보자라면 겨울 전용 ‘글램핑’을 이용하자. 글램핑은 난방·음식·연료 등이 갖춰진 텐트에서 즐기는 캠핑이다. 그야말로 몸만 가면 되는 방식이다. 대개 도시 근교에 설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캠핑 전문업체인 캠프메카가 특허 출원한 윈터 글램핑은 텐트라기보다 단열이 잘되는 훈훈한 숲 속 오두막에 가깝다. 화재에 강한 방염 원단으로 제작해 겨울에도 안전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캠프메카 김중배 팀장은 “겨울엔 불을 가까이하게 되는데 그러다 텐트 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며 “겨울 캠핑은 낭만보다 안전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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